9/21 추석휴무 커스텀 키보드에 대한 생각

안녕하세요.


추석연휴를 잘 보내고 계신가요?

밖에 천둥번개가 치며 비가오기 시작합니다.

추석 아침에 성묘를 안가도 되는 완벽한 이유가 생겼네요. ㅋㅋ

(조상님들 죄송합니다.)


추석이라 중국쪽 직원들도 쉬니, 하루쯤은 맘편히 쉴수 있을듯 합니다.

(중국은 추석날 하루만 쉽니다.)

한달간 매일매일 터지는 이슈들을 해결하느라 지친 심신을 가다듬을수 있는 꿀같은 휴식이네요.


스트레스가 많으면 보호기제가 작동해서 사안과 관련없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이를 인지하고 있기에 보호기제를 억제하고 사안에 집중을 하는데, 이렇게 미뤄둔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최근 지인들, 해외유저들, 국내유저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알루키보드는 언제나오나요?', '왜 게스킷 마운트는 안만드나요?' 였습니다.


알루키보드를 만드는 것은 쉬워보이지만, 그동안 다양한 키보드를 만들며 알면 알수록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설계, 가공, 후처리 단계 어느부분에서 문제가 생길지 꼼꼼하게 챙겨야합니다.

지금 제작하는 공장들은 전부 새롭게 컨택한 공장들이라서, 공장과 품질에 대한 이견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상판, 보강판, pc하판, 무게추 등을 제작하며 조금씩 저희 품질 기준에 대해 공장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무턱대고 만들다간 품질이슈로 1년씩 딜레이 되는걸 여러차례 경험했기때문입니다. 아직도 품질에 대해 공장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 진행과정에 있습니다. 알루하우징의 설계가 끝나서 샘플제작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예약은 일정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제작후 판매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게스킷 마운트를 왜 안만드는지에 대한 질문은 해외나 국내에서 많이 듣습니다. 트렌드를 못따라가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소리까지 듣습니다.

지금까지 트렌드를 따라간적도 없고, 따라가고 싶지도 않지만, 새로운것에 대하여 개방적이고 좋은거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스킷 마운트가 트렌드가 된것에 대해서는 납득이 안되긴 하지만, 나름 이유를 알고는 있습니다.

실제로 게스킷마운트는 머리에 온통 키보드에 대한 생각으로 사로잡혀 있던 7년전쯤 실험을 해봤었고, 그때 예상했던것에 비해 실망스러운 키감이라, 이건 상품화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먹먹한 키감으로 전혀 맛없는 음식을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최근 나온 게스킷마운트 키보드를 다시 쳐봐도 그때의 느낌 그대로 였습니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원재료의 맛을 전혀 느낄수 없게 후각을 마비시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보강판, 다양한 스위치, 다양한 키캡에 의해 각자 입맛에 맞는 키보드를 만들어가는게 커스텀키보드를 하는 이유인데, 이런 다양성을 무력화시키는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게스킷 키보드를 테스트하고, 맘에 들진 않았지만, 돈을 벌기위하여 만들었을수는 있습니다.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파츠가 더 들어가고 만들기가 더 어렵다는 핑계로 더 비싸게 팔수도 있었을듯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도 좋지않은 키감이었고, 객관적으로도 이런키감을 대중이 좋아하지 않을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 틀릴수 있습니다. 요즘 커스텀 키보드를 시작하신분들의 기준으로는 게스킷마운트가 커스텀키보드의 최첨단이고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그런생각이 틀린것도 아니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게스킷마운트의 효과를 비싼키보드이기때문에 구현이 가능한건 아닙니다. 몇천원짜리 실리콘테입으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합니다.


실리콘 테입은 사용방법에 따라 다양한 마운트방식의 키감의 구현이 가능합니다.


게스킷방식 키보드를 만들어 돈을 좀 벌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벌려고 스스로 키감이 안좋다고 생각하는 키보드를 팔수는 없습니다.

양심에 걸려서 다리뻗고 잠을 잘수 없을듯 합니다.


모든 제작자들이 게스킷마운트 키보드들만 만든다면 커스텀키보드는 정말 재미없어질듯 합니다. 선택의 여지도 없고, 다양성도 떨어지겠죠.


물론, tx가 만든 게스킷 키보드를 써보고 싶은 유저분들의 애정어린 조언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tx가 아니어도 다양한 키보드를 경험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러다가 자신에 맞는 키보드를 찾아서 졸업을 하면 목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니 축하해드려야 겠죠.


tx키보드는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더 편하고 쉽게, 더 다양하게 커스텀키보드를 즐길수있는 파츠와 키보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초보들이 입문하여 눈탱이 맞는일 없이, 기본적인 지식만 습득하면 별다른 장비 없이 고생안하고 자신만의 키보드를 만든다면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며 행복해질듯 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한것보다, 앞으로 할일이 훨씬 많고, 느리지만 하나씩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잠깐 하다가 그만둘 일도 아니고, 키보드가 없어질때까지 꾸준히 할 일이기 때문에 트렌드를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갈길을 갈 생각입니다.

마케팅이나 바이럴에 의해 유행하는 키보드가 아닌, 유저들 각자의 본성을 만족시키는 키보드를 만드는게 올바른 길이라 생각합니다.


적고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렇게 글로 적으며 스스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남은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 힘내어 각자의 일을 활기차게 시작하실수 있길 바랍니다.